더퍼블릭 레터
더퍼블릭레터_25년 1월호 | 2025.0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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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레터_1월호.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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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레터_25년 1월호
더퍼블릭이 투자자에게 전하는 이야기들
from the Public to the Public
더퍼블릭이 우리(the Public)에게
안녕하세요? 더퍼블릭자산운용 대표이사 정호성입니다.
연말, 연시, 그리고 설날까지 잘 보내셨나요? 조금 늦은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올해는 레터 구독자님들의 투자도,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해지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김현준 대표와 제가 투자를 해 온 기간을 합하면 거의 40년이 넘었습니다. 재밌는 일, 정말 어이없는 일, 도저히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던 일, 세상 무너질 것 같던 일 등 참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 값진 여정이 저희들의 앞 길 뿐만 아니라 여러분들의 앞길을 비추는데도 함께 쓰이길 바랍니다.
지난달 레터에서 김현준 대표가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를 밝혔듯이, 국내 주식시장은 밸류에이션의 저점에 머물러 있습니다. 어떤 글로벌 매크로의 변수가 국내 증시에 모멘텀으로 작용할 지, 혹은 반대로 지금과 같이 낮은 밸류에이션 박스권에 주가지수를 가둬 놓을 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지표를 보더라도 ‘미국 주식시장은 비싸고, 한국 주식시장은 싸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자신감을 가지고 투자에 나서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동시에 미국 주식의 비중은 줄이고, 유럽 국가 위주의 선진국이나 이머징 마켓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것이 전략적으로 ‘안전한’ 시기입니다. 경기 확장기에서 주식시장에 편승하고 동조하는 투자를 하더라도 잃을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경기 수축기에서 대중과 같은 생각을 하면 잃을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달의 투자 격언
모니시 파브라이의 저서 《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 언급된 '단도투자'의 8번째 투자 원칙을 살펴보겠습니다.
"위험(Risk)은 적고 불확실성(Uncertainty)은 큰 사업에 투자하라"
처음 이 문장을 보면 영어와 한글의 뉘앙스 차이 때문인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여러분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게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이 두 개념은 '원금 손실 가능성'과 '측정 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관점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위험'이란 특정 사업의 손익은 측정할 수 있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반면 '불확실성'이란 손익 자체를 측정하기 어려운 상황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은퇴 자금으로 치킨 가게를 창업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는 위험한 것일까요, 아니면 불확실한 것일까요? 투자금, 고정비, 원재료비, 주변 가게의 주문량 등을 파악해 보았더니, 주문량이 많더라도 이익 그리 넉넉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는 '위험'이 큰 사업이라고 할 수 있죠. 반면에 화장품 인디 브랜드를 창업하여 외주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이 사업자가 아마존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 할 때, 판매량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실패하더라도 손실이 제한적이어서 '위험'은 낮고 판매량이 급증할 경우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을 달성도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위험에는 투자하면 안되지만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투자를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달의 추천도서
위 이달의 투자 격언을 차용해 온 모니시 파브라이의 《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추천 도서로 소개합니다. 이 책은 단도투자의 원칙을 중심으로, 가치 투자 철학과 투자자의 올바른 태도, 그리고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 투자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앞서 설명한 단도투자의 기본 원칙 외에도 풍부한 투자 경험과 지혜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투자 전략의 나열을 넘어 사고의 전환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더퍼블릭자산운용의 투자 철학에도 단도투자의 개념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저희는 메가트렌드라는 긍정적 '불확실성'에 노출된 기업들에 주목합니다. 또한 메가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경쟁 우위를 확보한 기업으로 초점을 맞춥니다. 다만 단순히 불확실성에 기대지 않고, 철저한 사실 수집과 귀납적 검증을 통해 투자 아이디어를 분석하며, 가용한 모든 데이터를 활용하여 ‘손실 가능성과 잠재 이익을 면밀히 측정’합니다. 불확실성은 기회로 삼되 위험은 철저히 통제한다는 원칙 아래, 저희는 긍정적 성장 스토리를 가진 기업들에 장기적 관점으로 투자합니다. 이는 파브라이가 강조한 단도투자의 핵심과 일맥상통합니다.
이 책의 가치는 투자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사업, 장사, 일상생활 등 우리의 사고방식과 삶의 방식에 스며들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훌륭한 나침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투자 뿐만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서 더 나은 선택을 추구하고 싶으신가요? 그런 분들에게 모니시 파브라이의 지혜를 권해 드립니다.
이달의 국내 이슈 픽
식품의약품안천처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화장품 수출액이 10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2024년 12월말 기준 한국 화장품 수출 규모가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02억달러(약 15조원)로 집계되었는데요. 이는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인 2021년 92억달러(13조5600억원)를 10.9% 뛰어 넘는 실적으로 국내 화장품 수출 사상 최고 기록입니다.
연도 별로 본다면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2012년 10.7억 달러 → 2015년 25.9억 달러 → 2018년 62.6억 달러 → 2021년 91.8억 달러 → 2024년 102억 달러를 기록하며 크게 성장했습니다. 중국이 25억달러(3조6800억원)로 가장 많았고 미국 19억달러(2조8000억원), 일본 10억달러 순 주요 수출 국가를 이루고 있네요. 또한 상위 10개국이 전체 수출액의 77%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대한 수출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 왔고 2024년 처음으로 수출 상위 10개 국에 진입한 것이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화장품 산업의 불모지일 것 같은 중동이 주요 수출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시그널이 아닐까 싶어요. 간단하게 수출 실적만 나열해 보았는데도 최근 10년 간 가파르게 성장해 온 한국 화장품 산업의 위상이 눈에 보이네요. 특히 최근 수 년 간의 성장 트렌드는2010년 대 초반 화장품 산업 성장을 이끌었던 매스티지 브랜드들이 아닌 새로운 유통 채널을 기반으로 많이 생겨난 인디 브랜드들의 성장의 영향이었다는 점도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입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지금부터가 또 중요하겠죠? 경쟁이란 건 사업과 시장의 성장과 필연적으로 비례해서 강해질 것이니까요. 여전히 마케팅과 시장 확대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보이지만,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산업의 특성 상 무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일 수 있습니다. 또 역사상 최대 수출이라는 실적 이후에는 피크아웃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겠죠. 화장품 산업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대한 근거를 좀 더 풍부하고 면밀하게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달의 해외 이슈 픽
'드 비어스(De Beers Group)’라는 이름의 회사 들어보셨나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름일 수 있을텐데,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업체입니다. 더퍼블릭에 2024년 결혼한 직원이 둘이나 되다 보니 알게 되었네요. 다이아몬드는 대표적인 사치재이고 고정적인 수요가 있다 보니 드 비어스의 실적 또한 안정적일 거라고 생각하고 찾아 보았더니 2024년 다이아몬드 재고는 20억 달러(약 2조 9,200억원)이고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라고 합니다. 천연 다이아몬드의 수요가 크게 감소한 탓일텐데 시장에서 보는 수요 감소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다이아몬드라는 상품 자체가 비경상적 특성이 있어서인지 그 이유도 독특합니다.
첫 번째는 세계 2위 다이아몬드 시장인 중국의 성혼 수 감소입니다. 다이아몬드 수요가 결혼의 증가 감소에 영향을 받을 것아라는 점은 매우 평범하지만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연결이라 새롭다는 느낌이 들면서 동시에 역시 중국의 영향력은 막강하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는 이른바 랩 다이아몬드(Lab diamond)라고 불리는 인공 다이아몬드의 수요 확산입니다. 랩 다이아몬드는 천연다이아몬드와 완벽하게 동일한 화학적 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광학적, 물리적 특성이 천연다이아몬드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차이는 두 가지, 가격과 생성 기간입니다. 당연히 일반인들은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고 가격은 20~30% 수준이다 보니 수요 증가는 당연하지 않을까요? 또 수십 억 년에 걸쳐 자연 생성된 말 그대로 '천연’인지, 실험실에서 몇 주~몇 달 만에 인위적으로 생산된 ‘인공’인지의 차이가 있습니다.(회로 비교하자면 양식된 자연산 회(?)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은데… 표현은 좀 이상합니다만) 그래서인지 랩 다이아몬드 판매를 주력으로 한 Pandora(판도라)의 실적은 양호한 반면 드 비어스의 실적은 부진할 수밖에 없었겠네요. 저희는 변동성 있는 첫 번째 이유보다는 두 번째 이유가 좀 더 주요하고 장기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봅니다.
자료를 찾다 보니 드비어스는 과거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라는 슬로건을 통해 다이아몬드를 변하지 않는 사랑의 상징으로 포지셔닝한 주역이더라고요. 즉 “결혼 반지=다이아몬드 반지”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확산시키며 상장한 기업이죠. 이번에는 어떤 전략으로 이 상황을 돌파할까요? 돌파할 수 있을까요? 지켜볼 일입니다.
이달의 관심 섹터
최근까지 중국의 경기가 침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너무나 많이 알려져 있어서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어날 수 있는 변화에 대해서 읽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의 공장이고 세계 최대의 단일 시장이니까요.
여전히 부진한 중국 소비 경기에도 불구하고 저희 더퍼블릭의 이목을 끌고 있는 분야가 있어요. 바로 중국의 MZ 세대(80~90년대 생)가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아웃도어 시장이예요. 최근 중국 매체 신징바오는 "젊은이들이 명품에서 멀어지고 아웃도어 소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 옷을 입는 게 패션 트렌드가 됐다"며 MZ들의 소비 트렌드 변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유가 경제 성장률 둔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 청년 실업률 상승 등이라고 해요. 국내에서도 트렌드로 자리잡은 ‘웰빙’이나 ‘소확행’ 등과 유사한 느낌이라고 보면 될까요? 특히 경제 성장률 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의 MZ 세대를 중심으로 개인의 건강과 행복을 소비의 가치로 생각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운동 루틴을 공유하고 운동 챌린지에 참여하는 것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하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고 해요. 또한 중국 정부가 스포츠 산업 육성 정책을 펼친 것이 시장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네요. 중국은 정부가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나라이니까요.
중국 아웃도어 시장규모는 2028년 1,000억 위안(약 19조 8,65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되는 가운데 1인당 연간 지출은 스키 4,910위안, 자전거 4,033위안, 캠핑 3,323위안 순이라고 해요. 그럼 이쯤에서 우리가 할 일은 이 트렌드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상장사를 찾아보는 것이겠죠. 중국 4대 로컬 브랜드로는 안타(Anta), 리닝((Li-ning), 터부(Xtep), 361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 아직은 제대로 발굴되지 않은 기업들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달의 탐방 노트
종목명 : 티앤엘

* 2025. 1. 31 장 마감 기준
창상피복재는 우리가 흔히 쓰는 메디폼 같은 제품인데요, 폴리우레탄폼 또는 하이드로콜로이드 소재의 상처보호, 삼출물 흡수 등에 사용하는 제품이고 의료기기로 분류됩니다. 티앤엘은 창상피복재(하이드로콜로이드, 폴리우레탄 폼 등)와 정형외과용 고정제(CAST, SPLINT 등)를 제조, 판매하는 회사죠. 매출 비중은 하이드로 콜로이드 창상피복재 74%, 폴리우레탄 폼 창상피복재 7%, 마이크로니들 8%, 정형외과용 고정재 6% 이고, 국가별 비중은 수출 75~80%, 국내 20~25% 입니다.
더퍼블릭이 특히 주목한 부분은 주요 고객사입니다. 국내에게는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기업-저희가 좋아하는 컨셉이죠-인 Hero Cosmetics(히어로 코스메틱)이 주요 고객사인데요, 아마존에서 여드름용 패치인 Mighty Pactch(마이티 패치)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확인해 보니 마이티 패치는 미국 아마존 여드름 패치 카테고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높은 평점과 리뷰 수(16만 개)를 가지고 있네요. 히어로 코스메틱은 22년말 글로벌 소비재 기업인 C&D(처치 앤 드와이트)에 인수되었는데, 인수 후 미국 내 C&D의 유통망을 활용하여 매출을 늘리고 있고 유럽 국가들에도 판매를 하며 지역적 확장도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분들 삼양식품의 불닭이 Numerator에서 GEN Alpha(2010년 이후 출생)가 뽑은 탑 브랜드로 선정된 것 아시죠? 이 때 히어로 코스메틱의 마이티 패치도 함께 선정되었다고 하네요. 시장의 크기에 관계 없이 그 분야에서는 높은 브랜드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요? ‘창상피복재 회사 티엔엘’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기업이지만 ‘아마존 탑 브랜드의 성장성을 내재화할 수 있는 창상피복재 회사 티엔엘’은 조금 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 본 컨텐츠는 더퍼블릭의 월간 탐방 기업 중 우수 IR 기업 1곳을 선정하여 해당 기업에 대한 더퍼블릭의 관점을 요약/정리한 내용입니다. 당사는 현재 해당 종목에 투자하고 있지 않으며, 동시에 권유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알려 드립니다. 본 컨텐츠를 기반으로 투자의사결정 시 더퍼블릭자산운용은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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