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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NINGS] 동서: 원두 가격 하락으로 올레! | 2015.02.01 |
기업의 주가는 이익과 멀티플의 함수로 구성됩니다.
투자그룹 더퍼블릭은 멀티플은 시장참여자의 몫으로 남겨두고 예측 가능한 이익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EARNINGS』는 이익이 증가하는 22가지 패턴을 한국 상장기업 사례와 함께 소개합니다.
동서는 동서식품의 모회사(지분율 50%)이며 동서식품은 남미에서 수입한 커피 원두를 가공을 해 커피믹스를 만들어 판매한다. 원두는 국제 시세에 따라 거래되기 때문에 공급자에 대한 교섭력은 보통 수준이지만, 커피는 최종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되는 기호 식품이기 때문에 구매자에 대한 교섭력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따라서 동서의 경우 원두 가격이 하락할 경우에도 커피 판매 가격을 내리지 않으며, 원두 가격이 상승할 경우에는 오히려 커피 판매 가격을 올리기 때문에 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원두 가격이 하락할 경우에 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표. 매출원가 대비 원두 투입액 비중
2010년 | 2011년 | 2012년 | |
매출액 | 14,217 | 15,009 | 15,598 |
매출원가 | 8,699 | 10,198 | 10,173 |
원재료 투입액 | 5,697 | 7,156 | 7,042 |
원두 투입 추정액 | 5,687 | 6,004 | 6,239 |
매출원가 대비 원두 투입 추정액 | 65% | 59% | 61% |
출처: 전자공시 감사보고서, 동서식품
표. 원두 가격에 따른 매출원가 변동폭 추정
원두 투입액 | 매출원가 | |
원두 가격 20% 하락시 | -20% | -12% |
원두 가격 10% 하락시 | -10% | -6% |
원두 가격 10% 상승시 | 10% | 6% |
원두 가격 20% 상승시 | 20% | 12% |
출처: 더퍼블릭인베스트먼트
사측에 따르면 동서식품의 원두 투입액은 제품 판매가(매출액)의 40% 수준으로 매출원가의 6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원두 가격이 10% 하락할 경우 매출원가는 6% 하락하고, 반대로 원두 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매출원가는 6% 상승하게 된다. 결국 주요 원재료가 매출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을수록 이익 개선 폭은 낮게 나타나기 때문에, 주요 원재료의 매출원가 대비 비중이 높은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
한편 원두 가격이 하락한다고 해서 바로 매출원가가 개선되어 이익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가격이 하락하기 이전의 비싼 가격에 구매해 둔 원두가 먼저 커피 믹스를 만드는 데 사용될 것이고, 이 재고가 소진되어 싼 값에 들여온 원두를 투입하기 까지는 일정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를 흔히 래깅(lagging)되었다거나 혹은 리드 타임(lead time)이 몇 개월이라고 하는데, 동서식픔의 경우 5개월 정도 래깅된다. 따라서 원두 가격이 하락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이익이 개선은 약 5개월 이후부터 시작된다.
또한 주요 원재료 가격의 하락이 일시적인 이슈에 의한 것이라면 다시 주요 원재료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익 개선이 된다고 보기가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주요 원재료의 가격 하락 원인이 무엇인지,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 살펴보아야 한다. 2011년 중반부터 시작된 원두 가격의 하락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표. 원두 가격 추이
출처: 더퍼블릭인베스트먼트
2000년부터 2011년 중반까지 과거 약 10년간 커피 가격은 3배 가량 올랐다. 기본적으로 커피 수요가 늘어난 점과 주요 생산 지역인 브라질의 생산 비용이 올라간 점이 주요 원인이기는 하지만 커피 가격의 비정상적인 가격 상승은 투기 수요에 의한 것이다. 투기의 끝에는 결국 버블이 터지듯 유럽의 대형 바이어들이 원두 구매를 중단하자 이를 기점으로 대형 투기 자본들이 철수하기 시작했고, 때마침 브라질의 원두 작황이 좋아 파운드당 250센트에 가까웠던 원두 가격이 1년만에 150센트 이하로 떨어지게 되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커피 가격이 낮은 수준에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러 가지 변수들을 놓고 고민할 수도 있지만, 2013년 초에는 이미 커피 가격이 6개월 이상 150센트 부근에서 횡보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당시 커피 관련 전문가들은 추가적으로 13% 수준의 추가 하락을 전망했다) 향후 6개월간 동서식품은 낮은 가격의 원두를 투입한다는 것은 이미 정해진 사실이었다. 즉, 최소한 2013년 1분기와 2분기는 좋은 실적이 나올 것임이 틀림없었다.
표. 2013년 1분기, 2분기 실적 추정
1Q12 | 2Q12 | 3Q12 | 4Q12 | 1Q13 | 2Q13 | |
매출액 | 3,957 | 3,969 | 3,859 | 3,819 | 3,957 | 3,969 |
매출원가 | 2,572 | 2,580 | 2,508 | 2,482 | 2,572 | 2,580 |
평균 원두 가격 | 180 | 154 | 153 | 138 | 135 | |
원두 투입가 | 206 | 191 | 170 | 154 | 149 | 134 |
원두 투입가 하락률(yoy) | - | - | - | - | -27.8% | -29.5% |
매출원가 하락률(yoy) | - | - | - | - | -16.7% | -17.7% |
추정 세후 이익 증가분 | - | - | - | - | 176 | 190 |
추정 순이익 | - | - | - | - | 666 | 478 |
실제 순이익 | 490 | 288 | 444 | 377 | 547 | 495 |
실제 동서 인식 지분법이익 | 245 | 144 | 222 | 189 | 274 | 248 |
*볼드체는 추정치
*매출원가 하락률 = 커피믹스 매출비중 x 매출원가 대비 원두 투입액 비중 x 원두 투입가 하락률
2013년 1월 당시 원두 가격은 전년 1분기 대비 27.8% 하락해 파운드당 135센트로 거래되고 있었고, 2012년 4분기부터는 하락 추세가 완만하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원두 매입부터 원재료의 투입까지 래깅이 5개월 정도 걸리기 때문에 실제 2013년 1분기 원두 투입가는 2012년 8~10월의 평균 원두 가격 기준으로 반영될 것이다. 당시 이를 반영한 추정 1분기, 2분기의 추정 순이익은 각각 666억원, 478억 원(과거 3년간의 판관비 평균 상승분 차감)으로 각각 176억, 190억 원 늘어나는 수준이었고, 2013년 이와 같은 이익이 지속된다고 가정했을 때 지분법 이익은 연간 366억 원 가량 늘어나는 수준이었다. 음식료 업체 평균 P/E 혹은 과거 동서의 P/E를 고려했을 때 대략적으로 3,660억 원의 기업가치 증가가 예상되며, 당시 동서의 시가총액 1.1조 원 기준으로 약 33.2% 정도의 상승여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2013년 동서 주가추이
실제 2013년 1분기와 2분기 동서식품의 순이익은 추정치보다 9% 가량 낮은 수준으로 다소 과대 추정한 면이 있다. 하지만 누구도 정확한 예측은 할 수 없다. 특히 개인 투자자의 입장에서 이 보다 더 구체적인 추정치를 산출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다. 방향성이 맞고 대략적인 수치가 비상식적이지 않은 수준이라면 주가는 움직일 것이다. 다만 원재료를 수입할 때 발생하게 되는 환율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과 최근의 주가가 이익 개선으로 인한 기업 가치 상승분을 반영하지는 않았는 지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투자그룹 더퍼블릭은 2015년 1분기 단행본 『EARNINGS』를 출간할 예정입니다.